Joe's Blog

삶의 낙, 연등.

군대에서 훈련이나 근무로 인해 제한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매일 밤마다 연등을 하러 갔었다.

자대 배치를 받은 당시 생활관의 TV 셋탑박스는 우리집에 있는 것보다 좋은 기가 지니 AI 스피커였었다..!

그래서 밤마다 우리 부대원들은 리모컨 마이크로 원하는 음악을 틀어 들으며 잤는데, 나는 음악 틀고서는 못 자는 성격이라 매일 연등을 가서, 생활관에 가서도 음악 소리가 상관없을 정도로 피곤하게 만든 뒤에 돌아와서 기절 취침했다. (지금은 노래 못 듣는 셋탑박스로 전량 교체되었다.)

이때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사지방에서 무언가를 만들거나 그림강의를 보는 등 하고 싶은 것을 했었는데 이것이 군생활의 낙이 되어버렸었다.

아무리 하루가 힘들었어도 이때 딱 하고싶은 걸 하면서 하루를 편하게 마무리하는 느낌?

이 생활패턴이 너무 익숙해져서 가끔 연등을 안가면 1시까지 잠을 못자서 다음날 더 피곤하기도 했었다.

요즘 말년 휴가를 나와서 하는 것이 그렇게는 많지도 않은데 무언가에 쫓겨살고 있었고, 시간을 허투루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군에서 떠올린 삶의 지혜가 생각났다.

그러다가 더 생각해보니, 내가 군에서 세운 계획과 다르게 책을 안 읽고 있었고 취미생활도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최근 군에서의 연등 시간을 참고하여, 22시부터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다시 해보았더니,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다시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이때 집중이 상당히 잘되기도 한다.

평소 시간에는 정말 해야하는 것을 하다가, 22시부터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만약 평소의 삶이 지쳐 진정 하고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막상 밤 쯤에 시간이 주어져도 1시간 정도로 짧아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연등을 해보는 것이 어떠한가?

그리고 불면증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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